부동산 계약시 주의사항 등기부등보는 보는법 관련 포스팅입니다. 오늘은 아주 기본적이지만 실제로 계약할 때 잘 잊어버리는 5가지 주의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포스팅만 잘 보시면 당장 내일 계약하러 가도 큰 무리 없을 테니까 꼭 숙지하세요.
부동산 계약시 주의사항
1. 대화하는 사람 누구인지 파악하기
부동산 처음 알아볼 때 어떻게 하시나요? 보통 네이버에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은 다음 부동산에 전화하실 텐데요. 이렇게 여러 군데 매물을 알아보는 단계에서는 내가 통화하는 사람이 누군지 자세히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집이 마음에 들어서 해당 집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는 내가 누구랑 통화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또는 중개 사무실에 직접 가서 나와 마주하고 얘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나중에 혹시나 문제가 됐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제가 지금 통화하고 있는 분은 누구신가요?”라고 물어서 정확한 이름과 직책을 듣거나 혹은 명함을 한 장 보내달라고 해서 이 사람이 공인중개사인지 혹은 공인중개사가 직원으로 두고 있는 업무 보조인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의 연장선상으로, 계약할 때도 내가 누구와 계약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소유자 본인과 계약한다면 소유자의 신분증만 확인해서 신분증에 있는 얼굴과 대조하여 소유자가 맞는지만 확인하면 되는데 대리인과 계약하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소유자의 가족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부동산 중개인이 소유자의 대리인 역할을 해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대리권을 위임받았다’는 말만 듣고 넘어갈 게 아니라 소유자 본인이 작성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인감도장이 날인되었는지를 정확히 확인하시고, 해당 서류들은 복사본이라도 받아놔야 합니다.
그리고 돈은 무조건 명의자에게 보내야 합니다. 가계약금 몇십만 원 정도는 공인중개사에게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계약금/중도금/잔금 같은 큰돈은 모두 소유자에게 보내야 합니다.
2. 등기부등본 잘 확인하기
두 번째로 아주 기본적인 내용으로, 등기부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를 발급받으면 내용이 표제부/갑구/을구로 나뉘어 있는데요. 각각 무엇을 주의해서 봐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표제부
먼저 ‘표제부’에는 부동산의 위치, 구조, 용도, 면적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인 경우에는 복잡한 구성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며, 정확한 동/호수만 확인하면 됩니다.
그런데 빌라는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문에 쓰여 있는 101호란 호수와 등기부에 써진 101호의 호수가 일치하는지를 잘 보셔야 합니다. 반지하를 1층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고, 2층을 1층으로 등기하는 경우도 있어서 내가 실제로 본 매물과 등기부상 호실이 같은 매물인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 갑구
‘갑구’는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란입니다. 계약할 때 나와 마주 앉아 있는 집주인이 갑구에 쓰여 있는 소유자가 맞는지 신분증을 확인해서 동일인임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갑구에는 소유와 확인된 여러 가지 압류 등 등기들이 기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등기, 가처분, 예고등기, 가압류, 압류, 경매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을 정확히 확인해서 만약 갑구에 가압류, 압류, 가등기 내용이 있다면 정확한 권리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하나하나 따져서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한 명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단독 소유인 경우가 많긴 하지만, 여러 명이 공유로 소유한 경우도 있어서 만약 공유 소유인 집을 계약하는 경우에는 한 명만 참석해서는 안 되며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 만약 한 명만 참석한다면 다른 소유자에 대한 위임장과 위임 서류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 을구
‘을구’는 실무상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특히 전세 계약할 때 잘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근저당권과 관련된 담보 설정이 을구에 기재되기 때문인데요. 을구와 관련해서 가장 흔한 케이스가 전세 계약 체결 시 근저당이 있는 경우입니다.
근저당이 설정되어있다면 부동산 경매가 이루어졌을 때 낙찰 예상 금액을 따져보시고, 그 금액에서 선순위 근저당 채권액이 먼저 빠지고 나서도 내 보증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을지를 계산해 봐야 합니다.
을구에는 소유권 이외의 다른 권리들이 기록되어 있어서 저당권 외에도 전세권, 지역권, 지상권 등의 권리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로 많이 문제 되는 것은 근저당권으로, 은행과 같은 금융 기관에서 돈을 빌리면 을구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되어있는데요.
이 근저당권설정등기에 나와 있는 ‘채권 최고액’은 집주인이 실제로 빌린 대출금이 아니라 그 금액에서 20~30% 더 높게 책정된 금액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집주인이 돈을 갚지 못하면 연체 혹은 경매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때 이자 등 기타 비용을 고려하여 20~30% 높게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집주인이 대출금을 많이 갚아서 지금은 조금 남았다고 하더라도 채권 최고액만큼은 언제든지 다시 늘어날 수 있으므로, 채권 최고액만큼 이 빚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건 염두에 두고 계약해야 합니다.
■ 사례
실제 안타까운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파트 전세 1억 원에 살고 있던 A 씨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경매가 진행되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A 씨가 전세 계약을 하기 전에 이미 해당 아파트에 선순위로 근저당권 2억 1,600만 원이 걸려있었는데요. 당시 해당 아파트의 시가가 2억 5,000만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채권최고액으로 2억 1,600만 원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집주인이 이미 빚을 많이 갚아서 실제로 남은 대출금은 7,000만 원이라는 부동산 중개인의 말만 믿고 전세 계약을 체결했던 거죠. 그럼, 아파트 시가가 2억 5,000만 원 정도니까 7,000만 원을 제외해도 내 보증금 정도는 충분히 지킬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계약한 겁니다.
그런데 근저당권은 채권최고액을 설정하고 그 한도 내에서 얼마든지 실제 채권액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권리의 순위는 금액을 증액하거나 감액한 시점이 아니고, 등기상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그 시점이 됩니다.
A 씨는 집주인이 대출금을 많이 갚아서 7,000만 원만 남았다는 말만 믿고 전세 계약을 진행했고, 실제로 당시에는 채권액이 7,000만 원이었다 하더라도 이후에 집주인이 추가 대출을 받아서 은행의 채권액이 2억 원을 넘어서게 되면 그 2억 원의 채권은 A 씨의 전세보증금 채권보다 앞서는 선순위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근저당권은) 항상 등기부에 기재된 채권최고액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이 사례처럼 실채권액이 적은 것으로 설명을 들었다면 계약 전에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낮춰서 다시 재등기해달라고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에만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을구에 ‘임차권설정등기’가 된 경우에는 절대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안 됩니다. 전 세입자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임차권 설정 등기가 되어있다면 내가 이 계약을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도 대항력이나 순위 보전적 효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임차권 등기된 물건에 대해서는 임대차 계약을 하지 않거나 아니면 이 임차권설정등기를 말소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이렇게 등기부에 앞서 말씀드린 압류나 가등기 지역권, 지상권과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용어가 쓰여 있고, 내가 이걸 해석할 능력이 없다면 등기부를 가지고 가까운 변호사 사무실이나 법무사 사무실 찾아가셔서 자문을 구해보세요. 정확하게 확인하고 넘어가야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모든 것은 계약서에 기재
세 번째는 디테일한 약속 내용에 대한 모든 것을 계약서에 기재하는 겁니다.
이렇게 ‘표준계약서’라고 해서 공인중개사가 써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약사항에는 주로 일반적인 내용들만 쓰시죠. 그런데 특별하게 약속한 점이 있다면 특약사항에 해당 내용도 모두 기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도배를 해주기로 했다면 ‘모든 면에 도배를 새롭게 해주기로 했다’라는 특약을 기재하고, ‘안 해주면 100만 원을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라고 해서 해당 특약 불이행 시 어떻게 할건지에 대한 내용도 쓰셔야 합니다.
이 내용이 너무 많아서 계약서에 다 쓰기 번거롭다면 별도의 특약사항 별지를 따로 써도 괜찮습니다. 해당 별지 밑에 당사자 이름을 기재하고, 날인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좋게 좋게 진행이 돼도 분쟁이 발생하면 계약서에 그런 내용 없었다면서 모르는 척합니다. 그러니까 계약서에 꼼꼼하게 모든 특약을 다 기재하세요.
특히 문제되는 게 매매건의 경우 계약금을 넣고, 중도급 납입기일 전에 중도금을 미리 이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는 경우, 매도인 입장에서는 날짜도 안 됐는데 중도금을 넣어서 불쾌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요.
대법원 판례상 중도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은 ‘미리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특약이 없는 이상 이행의 착수로 봐서 임의로 계약을 파기할 수 없습니다. 이걸 원치 않는다면 ‘중도금은 반드시 중도금 지급기일에 지급한다’라는 특약을 써놓으면 됩니다.
4. 계약 시 녹음하기
네 번째로 계약 당일에 반드시 녹음하세요.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상 대화자 간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고지하지 않고 녹음해도 무방합니다. 문제가 생기는 경우보다는 문제가 안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녹음했다가 별문제 없으면 녹음 파일을 삭제하면 되죠. 녹음은 혹시나 나중에 법률적인 분쟁이 생겼을 때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녹음할 때 계약 전에 미리 약정했던 부분도 꼭 계약 당일에 다시 한번 말해서 그 내용이 녹음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의심될 때는 변호사와 상담하기
마지막 다섯 번째로 아주 조금이라도 의심되거나 불안한 경우에는 가까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서 꼭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수백만 원, 수천만 원 들어갈 수 있는 분쟁을 점집의 복비보다 더 적은 돈으로 해결할 방법입니다.
그래서 계약서 도장 찍기 전에 변호사에게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이런 등기부를 가진 부동산을 거래하려고 하는데 주의 사항이 없겠습니까?”라고 자문을 구하면 변호사가 친절하게 설명하실 겁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꼭 변호사를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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